지난 5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앞은 문을 열기도 전인 새벽부터 수백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뤘다. 커다란 가방을 메거나 캐리어를 든 이들은 ‘다이궁(代工)’이라고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들이다. 다이궁들이 면세점에 줄을 서가면서 입장을 기다리는 이유가 있다. 면세점은 인기 화장품의 경우 판매량을 1인당 5~10개씩 선착순으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인기 화장품을 차지하기 위해 전날 밤부터 기다릴 만큼 다이궁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다이궁은 개별적으로 일하는 ‘개인형’과 여행사 등에 소속된 ‘기업형’으로 나뉜다.
인천 북성포구는 노을이 피어날 때가 가장 아름답다. 두 낚시꾼이 황금빛으로 출렁이는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이곳에선 공장의 실루엣마저 한 폭의 풍경화가 된다. 1883년 인천항 개항과 함께 조성된 북성포구는 인천 해안에 남은 유일한 갯벌 포구로 매립의 역사가 깃든 곳이다. 북성동 해안은 산업화시대를 거치며 매립을 통해 창고와 공장부지로 조성됐다. 당시 매립으로 생긴 열십자 형태의 수로 때문에 ‘십자굴’이란 별명이 생겨났다. 그런데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유산으로 선정한 북성포구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20